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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인연설

by 별스민 2014. 5. 29.

인연설 1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


떠날 때 우는 것은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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