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저녁무렵

by 별스민 2021. 7. 20.

저녁 무렵
       도종환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 감기 시작하는 저녁 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도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미있는 시 한편  (0) 2021.07.29
착한 후회  (0) 2021.07.27
은은함에 대하여  (0) 2021.07.19
바람이 오면  (0) 2021.07.07
흐린세상건너기  (0) 2021.06.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