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고향 개울에는...강혜기 꽃눈보다 더 작은 가슴이었을 때 저마다 밤새 꾸려온 이야기들 재잘재잘 띄워 보내던 개울에는 새벽이면 지금도 비단폭 물안개 펼쳐지고 있을까 친구 손바닥 위에서 투명한 하늘되어 눈이 부시던 차돌맹이 한 개 동그래한 그애 모습인듯 모래밭 어딘가에 숨어 앉아 있을까
장마비 그치고 흙탕물에 울며 떠나 보낸 꽃무늬 곱던 하얀 신발 한 짝
바위틈 돌고 돌다 푸른 소沼 깊숙히 갈앉았다가
꽃잎처럼 동동 떠오르진 않을까
개울 건너 먼 산골짝에선 밤마다 등잔불 목숨처럼 켜지고
다순빛 한 줄기 찰박찰박 건너와 긴 밤내 꿈으로 심지 돋우다
첫새벽 별빛 함께 풀어지던 물가에선 물새떼 종종걸음 여전할까
죄 없어 발가벗은 아이들 웃음소리
햇빛 되어 반짝이며 뒹굴던 너럭바위 그리워 찾아가면
넓은 가슴 열어 놓고 옛모습 그대로 기다리고 있을까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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