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향집에
김정호
솔바람 허리 휘어지는 서작골
천수답 거북등처럼 갈라지면
바닥 드러난 웅덩이에 눈물 띄우고
억새 바람에 푸른 숨 돌린다.
초가집 돌담 울타리 안에
싸리비로 마당 쓸던 모습 보이지 않고
그대에 대한 그리움은
하늘로 달려가 노을에 젖어 든다.
청청한 밀밭에 봄바람 불어오면
그대는 개울물에 손을 씻고
앞산 무덤 이룬 찔래꽃 향기에
시린 눈을 행군다.
그 곳에 바람이 구름을 몰고
자운영 하늘거리는 들판에 누우면
아아,
이제 더는 가슴에 담을 수 없어
고향집 팽나무에 그대의 그 그림자 싹틀가
달처럼 그 얼굴 떠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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