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포토에세이

한잎의 낙엽

by 별스민 2012. 9. 28.

 

 

 

아침 호숫가 공원 산책길에서 무심히 눈에 들어온 한잎의 낙엽

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 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 시와 긴글 짧은글 ♣ > 포토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닷가의 추억  (0) 2012.10.04
꽃밭에 앉아  (0) 2012.10.02
사 모  (0) 2012.09.26
너를 만나러 가는 길  (0) 2012.09.24
흰 구름 뜬 하늘  (0) 2012.09.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