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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한 잎의 女子

by 별스민 2014. 7. 7.

한 잎의 女子

           오규원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女子,
그 한 잎의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女子만을 가진 女子,
女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女子,
女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女子,
눈물 같은 女子, 슬픔 같은 女子,
病身 같은 女子, 詩集 같은 女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女子,
그래서 불행한 女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女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女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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