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호수에서
이재호
내가 알고 있는 아픔이란
참으로 별것이 아닌 것을 알면서
비 오는 호수에서 비에 젖으며
비 듣는 세상을 바라봅니다.
고독과 같은 빗줄기가
내 삶 위에 뒤척일 쯤
사람들이 하나씩
호수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초록빛 가로수
또는 고만고만 모여 피는 꽃나무 한그루씩
마음에 지니고
내일의 햇빛을 기다리는 것도 알았습니다.
사람의 마음 속 깊이도 모르면서
아무 것도 지닌 것 없을 거라고
애써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거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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