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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풍경과 에세이 ♣/시가 있는 풍경

가슴에 내리는 비

by 별스민 2025. 4. 26.

 

가슴에 내리는 비

                      윤보영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비가 내리는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까 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보고 싶은 그대여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그대 찾아 나섭니다

그립다 못해

내 마음에도 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비 내리는 날은 하늘이 어둡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 당신이니까요

 

빗 물에 하루를 지우고

그 자리에 그대 생각 넣을 수 있어

비 오는 날 저녁을 좋아합니다

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늦은 밤인데도

정신이 더 맑아지는 것을 보면

그대 생각이 비처럼

내 마음을 씻어주고 있나 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내 마음에 빗물을 담아

촉촉한 가슴이 되면 꽃씨를 뿌리렵니다

그 꽃씨 당신입니다

 

비가 오면 우산으로 그리움을 가리고

바람 불 때면 가슴으로 당신을 덮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빗 줄기 이어 매고

그네 타듯 출렁이는 그리움

창밖을 보며 그대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내리는 비는 우산으로 가릴 수 있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은 막을 수가 없군요

폭우로 쏟아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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