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가을

by 별스민 2015. 10. 11.

 

가을

  김 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 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 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날  (0) 2015.10.20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0) 2015.10.13
구절초  (0) 2015.10.10
해국  (0) 2015.10.08
가을 하늘과 들꽃과 바람 그리고 그대   (0) 2015.09.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