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by 별스민 2015. 10. 13.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김현태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서리처럼 겨울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인연인 것처럼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바람이 머물렀던 날의 풍경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 (0) 2015.10.26 가을 날 (0) 2015.10.20 가을 (0) 2015.10.11 구절초 (0) 2015.10.10 해국 (0) 2015.10.08 관련글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 가을 날 가을 구절초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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