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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구절초

by 별스민 2018. 10. 7.

구절초

        박기섭

 

찻물을 올려놓고 가을소식 듣습니다

살다보면 웬만큼은 떫은물이 든다지만

먼 그대 생각에 온통 짓물러 터진 앞섶

 

못다 여민 앞섶에도 한 사나흘 비는 오고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허기를 버리는 강

내 몸은 그 강가 돌밭 잔돌로나 앉습니다

 

두어평 꽃밭마저 차마 가꾸지 못해

눈 먼 하 세월에 절간하나 지어놓고

구절초 구절초 같은 차 한잔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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