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by 별스민 2008. 6. 21.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시 :김승기
당신이 지나고 있네 
풀잎을 밟으시면, 풀잎 소리로 
대 밭을 밟으시면, 댓잎 소리로... 
저기 당신이 지나고 있네 
그 언젠가 당신이 나를 지나가실 때 
으스러지게 당신을 껴안았더니 
너무나도 어지럽던 그 밤 
끝내 긴 울음으로 당신을 배워 
당신이, 내 여름을 지나가시면 
까끌까끌한 볏잎 소리로 
내 가을을 지나가시면 
누런 벌판의 그 술렁거림으로 
눈감고 가만히... 
당신이 지나가시는 소리 
오늘은 내 창을 흔들어 지나가시기 
온 등 밝혀 가난한 밤을 맞으니 
내 가슴, 당신 지나가는 소리 
당신 가슴, 내 지나가는 소리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이 그립다셨다  (0) 2008.07.15
梅花頌 -조지훈-  (0) 2008.06.26
기다림  (0) 2008.06.20
등 뒤에서 잠든 그대에게  (0) 2008.06.13
내 앞에 내사랑이 슬프다  (0) 2008.06.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