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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산이 그립다셨다

by 별스민 2008. 7. 15.
산이 그립다셨다
            김봉조
산이 그립다셨다
새들의 투명한 지저김이
고운숨결 뿜는 작디작은 생명들이
청아한 물줄기가 흐르고
포근한 바람을 등지고 있는
그런 산이 그립다셨다
산이 그립다셨다.
메마른 인정의 부디낌 말고
탁한 도시의 흐름 말고
연두빛 이파리의 나부낌 속에서
꽃과 벌의 나눔처럼 아름다운 나눔이 있는
그런 산이 그립다셨다
고개를 들고 양팔을 펼쳐보면
바람따라 떠가는 하얀 구름이 좋아서
백년천년 자라온 숲이 좋아서  생명이 끊이지 않고
햇빛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그런 산이 좋아서
그런 산이 좋아서
내 할머니는 산으로 가셨나보다
그런 온화한 땅속이 좋아서 내 할머니가
산으로 가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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