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자화상/ 윤동주

by 별스민 2008. 7. 28.

자화상

     시: 윤동주

 

산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랬다지요/김용택  (0) 2008.08.06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김용택  (0) 2008.08.06
산이 그립다셨다  (0) 2008.07.15
梅花頌 -조지훈-  (0) 2008.06.26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0) 2008.06.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