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by 별스민 2009. 2. 5.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 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