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
박인걸
겨울에게로 성큼성큼
가을이 걸어 들어간다.
정면으로 승부하지 않고
일시적 포로가 되는 것이다.
옷을 홀랑 벗고
두 손 들어 항복하는 나무들
칼바람에 하염없이 울며
겨울의 수인이 되더라도
무모하게 대항하거나
어리석게 삶을 포기 할 수 없어
지금은 수치스럽더라도
그 날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백사장에 놓인 고깃배도
밀물에 뜨는 날이 오고
터널 저 편에 새 세상이 있으니
절망하지만 않으면 기회는 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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