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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영원

by 별스민 2024. 7. 7.

영원

  정 연복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우리의 사랑

영원히 변치 말자

약속했을 때

그것은 그저

아득한 맹세라고 생각했는데

당신과 스물 몇 해

살과 살 맞대고 살면서

이제는 알 것 같다.

 

사람은 저마다

고독한 섬이라서

나는 아무래도 너일 수 없고

너는 나일 수 없어도

고단한 인생살이에

서로에게로 비스듬히 기울어

섬과 섬 사이의 틈이

차츰차츰 좁아지다 보면

그 아득한 사랑의 맹세는

지금 이 순간의 일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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