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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저 들에 저 들국 다 져불것소

by 별스민 2012. 12. 15.

 

 

저 들에 저 들국 다져불것소

                           김용택

 

 

날이면 날마다 내 맘은

그대 오실 저 들길에가 서 있었습니다.

이 꽃이피면 오실랑가

저 꽃이 피면 오실랑가

꽃 피고지고 저 들길에 해가뜨고

저 들길에서 해가졌지요

 

그대 어느 산 그늘에 붙잡힌

풀꽃같이 서 있는지

내 몸에 산그늘 내리면

당신이 더 그리운 줄을

당신은 아실랑가요

 

대체 무슨 일 이다요

저 꽃들 다 져불면 오실라요

찬바람 불어오고

강물소리 시려오면

내맘 어디가서 있으라고

이리 어둡도록 안온다요

나 혼자 어쩌라고

그대없이 나 혼자 어쩌라고

저 들에 저 들국 지들끼리 다 져불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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