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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참는다는 것

by 별스민 2020. 1. 5.

참는다는 것

     천양희

 

세상의 행동 중에 참는게 제일이라 누가 말했었지요.
그래서 나는 무슨 일이든 참기로 했지요 .
날마다 참으면서 일만 하고 살았지요.
참고 사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살 길은 갈수록 구불텅거리고
살림은 출렁대며 흔들렸지요.
누가 고해(苦海)속에 뛰어들기라도 하면
파문은 나에게까지 번졌지요 .

 

그때 나는 절벽에 매달려 사는 가마우지 새들을 생각했지요.
발밑에 밟히고 바람에 떨고 있었지요.
누구의 생도 일 같지는 않았지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참으면서 사는 일이었지요.
그때서야 힘든 것이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겨우 알았지요.
힘들게 산다는 것은 힘쓰고 산다는 것과 달랐지요.
참고 살수록 삶은 더 구비쳤지요.
오늘도 나는 인파 속에서 자맥질하지요.
힘껏 살고 싶어 힘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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