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팔베게

by 별스민 2007. 9. 18.

팔베게

  시: 김 영천

 

쉰이 훌쩍 넘은 나이에 문득
베게가 너무 낮거나
높아서,
베게가 너무 딱딱하거나
물렁이어서,
잠을 실패합니다

 

사랑이나 절망이나
그런 것들로 하이얗게 밤을 세우던
내 치졸한 젊음처럼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무슨 그리움이 그리도
깊습니까

 

수상한 연애처럼
까마득히 머언 기억 속의
팔베개가 그리워서
내 젊은 어머니가 그리워서
날마다
잠을 실패합니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 곳에서  (0) 2008.01.18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0) 2008.01.18
황홀한 모순  (0) 2008.01.17
사평역 (沙平驛 )에서  (0) 2008.01.15
「 눈 감으면 흰빛」  (0) 2007.09.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