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계단에 나지막히 놓아둔
백일홍을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유난히 비만 내리던 밤에 대해
지척에 두고도 보지 못하여
그리움에 시달려야 했던 밤에 대해
침묵할 것을 다짐합니다
당신을 만났던 지난 여름
내 가슴에 달아주신 햇살을 기억합니다
몇 차례 폭풍에도 쓰러질 수 없었기에
그 여름 끝에서 살아남은 늦깎이 붉은꽃
이제야 당신 향해 활짝 웃고 있습니다.
- 인애란의 가을엽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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