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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가을 엽서

by 별스민 2019. 9. 10.


무심코 계단에 나지막히 놓아둔
백일홍을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유난히 비만 내리던 밤에 대해
지척에 두고도 보지 못하여
그리움에 시달려야 했던 밤에 대해
침묵할 것을 다짐합니다

당신을 만났던 지난 여름
내 가슴에 달아주신 햇살을 기억합니다

몇 차례 폭풍에도 쓰러질 수 없었기에
그 여름 끝에서 살아남은 늦깎이 붉은꽃
이제야 당신 향해 활짝 웃고 있습니다.

 

- 인애란의 가을엽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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