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고정희 할 말이 차츰 없어지고 다시는 편지도 쓸 수 없는 날이 왔습니다. 유유히 내 생을 가로질러 흐르는 유년의 푸른 풀밭 강둑에 나와 물이 흐르는 쪽으로 오매불망 그대에게 주고 싶은 마음 한 쪽 뚝 떼어 가거라, 가거라 실어 보내니 그 위에 홀연히 햇빛 부서지는 모습 그 위에 남서풍이 입맞춤하는 모습 바라보는 일로도 해 저물었습니다. 불현듯 강 건너 빈집에 불이 켜지고 사립에 그대 영혼 같은 노을이 걸리니 바위틈에 매어 놓은 목탄배 한 척 황혼을 따라 그대 사는 쪽으로 노를 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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