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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겨울 강가에서

by 별스민 2019. 3. 23.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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