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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by 별스민 2019. 3. 13.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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