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김동규
나의 어머니는 무학이라
시계를 볼 줄 몰랐지만
시간을 잘 맞혔다
그래서 장난으로
어머니한테 시간을 묻곤 했다
분단으로 40년 간 어머니를 못 보지만
그분께 얼마나 많은 시간을 물었던가
공해 속에서도
나뭇잎이 무성해가는 6월에
포성과 유혈이 낭자한 민족비극의
그날을 보며
나날이 늘어가는 고층빌딩의 음산한 그늘 아래를
또 그분께 시간이나 물으며 간다
어머니
지금 몇 신가요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르른 날 (0) | 2016.06.07 |
---|---|
6월에 꿈꾸는 사랑 (0) | 2016.06.06 |
풀꽃 따 들고 (0) | 2016.05.31 |
민들레 영토 / 이해인 (0) | 2016.05.30 |
사 랑 (0) | 2016.05.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