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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풍경과 에세이 ♣/시가 있는 풍경

내 청춘이 지나가네

by 별스민 2016. 2. 24.

 

 

내 청춘이 지나가네

                     박정대


내 청춘이 지나가네
말라붙은 물고기랑 염전 가득 쏟아지는 햇살들
그렁그렁 바람을 타고 마음의 소금 사막을 지나
당나귀 안장 위에 한 짐 가득 연애편지만을 싣고
내 청춘이 지나가네, 손 흔들면 닿을 듯한
애틋한 기억들을 옛 마을처럼 스쳐 지나며
아무렇게나 흙먼지를 일으키는 부주의한 발굽처럼
무너진 토담에 히이힝 짧은 울음만을 던져둔 채
내 청춘이 지나가네,

 

하늘엔 바람에 펄럭이며 빛나는 빨래들
하얗게 빛바랜 마음들이 처음처럼 가득한데
세월의 작은 도랑을 건너 첨벙첨벙
철 지난 마른 풀들과 함께 철없이
내 청춘이 지나가네, 다시 한 번 부르면
뒤돌아볼 듯 뒤돌아볼 듯 기우뚱거리며
저 멀리, 내 청춘이 가고 있네

내청춘이.s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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