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박인걸
나무들 가지마다
몇번이나 눈꽃이 피고져도
봄은 올 기색이 없다
차갑게 피는 눈꽃은
세상을 물들일 뿐
생명을 움직이지 못 하고
눈꽃에 마음이 들뜬 자들은
잠시 후 실망을 내뱉고
향기없은 차가운 가루에
낭만은 녹아내릴 것이다
눈꽃은 꽃이 아니라
누군가 지어준 이름일 뿐
죽은 별들을 화장한
가루일지도 모른다
눈 내린 가슴마다 무덤이되고
꽃이 죽은 길 거리는
차들도 무서워 설설긴다
그래서 눈꽃이 내리는 날이면
세상은 숨을 죽이고
폭설 아니기를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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