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의 시
정연복
맘속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첫눈
지금 풍성히 내리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의
무한 허공 가득
눈송이 송이마다
가벼운 춤사위.
오늘은 나도
춤추듯 살아야겠다
삶의 염려와 욕심 따위
하얗게 잊고.
세상모르는
어린아이 처럼
백설의 순수한
마음 하나만 품고서.
눈 기다림
서봉석
눈 내리는 것 보자고
추워도 겨울을 기다린다
눈이 내리면
한 뼘씩 그늘 덜어내며 쌓이는 눈 속
뼛속까지 하얀 눈사람으로
우리도 둥글게 모여서
비록, 천당은 못갈 목숨이래도
이 세상 살고 있는 지금은 즐거워라
촛불 한 자루에도
은근해지는 사람들의 저녁
해 안뜬 날도 걱정 없이
하늘의 초청장처럼 무량하게도 내리는 눈
가로등 불빛에 멋들어 지면
정 든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크리스마스 카드가 보고 싶어서
추워도 겨울을 기다리고 있을 뿐
푸른 날로 오는 봄 때문만은 아니다
눈 내리는 것 보자고
추워도 겨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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