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늘, 혹은

by 별스민 2025. 1. 4.

 

 

늘, 혹은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이 가는 줄만 알았는데  (0) 2025.01.08
폭설  (0) 2025.01.07
초겨울 저녁  (0) 2024.12.30
함박눈  (0) 2024.12.27
12월  (0) 2024.12.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