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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2월의 시

by 별스민 2015. 2. 3.

2월의 시 정성수 자, 2월이 왔는데 생각에 잠긴 이마 위로 다시 봄날의 햇살은 내려왔는데 귓불 에워싸던 겨울 바람소리 떨치고 일어나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저 지평선 끝자락까지 파도치는 초록색을 위해 창고 속에 숨어있는 수줍은 씨앗 주머니 몇 개 찾아낼 것인가 녹슨 삽과 괭이와 낫을 손질할 것인가 지구 밖으로 흘러내리는 개울물 퍼내어 어두워지는 눈을 씻을 것인가 세상 소문에 때묻은 귓바퀴를 두어 번 헹궈낼 것인가 상처뿐인 손을 씻을 것인가 저 광막한 들판으로 나아가 가장 외로운 투사가 될 것인가 바보가 될 것인가 소크라테스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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