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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눈앞에서 먼 당신

by 별스민 2015. 4. 23.

눈앞에서 먼 당신
              김기린

 

하루가 우리를 맞이할 때
늘 같이 사는 사람아
밤이 우리를 맞을 때
늘 같이 자는 사람아

 

사는 목적도 같다 하고
죽을 때도 같이 죽자는
나를 빚어 놓은 사람아
가도 같이 가고 와도 거기 있는
나 같은 사람아

 

슬픔은 나누어 울고
기쁨은 함께 웃는
그림자 같은 사람아
자랑도 사는 동안 내 자랑이요
흉도 사는 동안 내 흉인 사람아

 

어느 날 다시 보면
눈 앞에서 언제나 먼 당신아
어느 밤 만져 보면
눈 앞에서 저만치 먼 당신아
그때마다 눈앞에서 먼 당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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