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따뜻한 편지

by 별스민 2019. 7. 29.

따뜻한 편지 곽재구 당신이 보낸 편지는 언제나 따뜻합니다 물푸레나무가 그려진 10전짜리 우표 한 장도 붙어 있지 않고 보낸 이와 받는 이도 없는 그래서 밤새워 답장을 쓸 필요도 없는 그 편지가 날마다 내게 옵니다 겉봉을 여는 순간 잇꽃으로 물들인 지상의 시간들 우수수 쏟아집니다 그럴 때면 내게 남은 모국어의 추억들이 얼마나 흉칙한지요 눈이 오고 꽃이 피고 당신의 편지는 끊일 날 없는데 버리지 못하는 지상의 꿈들로 세상 밖을 떠도는 한 사내의 퀭한 눈빛 하나 있습니다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무렵  (0) 2019.08.14
눈을 감으면  (0) 2019.08.06
우리 함께 가는 길  (0) 2019.07.28
비 내리는 날에  (0) 2019.07.24
도라지꽃  (0) 2019.07.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