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 까지는
- 김영랑 -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인 설움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시와 긴글 짧은글 ♣ > 시가 있는 풍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당화 (0) | 2023.05.22 |
---|---|
어린이 예찬 (0) | 2023.05.22 |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0) | 2023.05.02 |
오월 소식 (0) | 2023.05.01 |
어쩌자고 (0) | 2023.04.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