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비내리는 밤이면
조병화
오히려 비 내리는 밤이면
귀를 기울이어 내 발자국 소리를 기다려 주오
비가 궂이게 쏟아져야
그대에 가까이 가는 길을 나는 찾아간다오
나보다 더 큰 절망을 디디고
진정 이 지구를 디디고 나는 찾아 가리오
내가 살아가기에 알맞은 풍토는
비 많이 쏟아지는 밤 이러한 밤에
절망을 뒤적거려 보는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었던가
무슨 주변에 내가 더 큰것을 바라오리오
내 것인 것만 주오
진정 내 것인 절망만 주시고
나를 괴롭지 않은 이 자리에 머물게 하여 주오
비 내리는 밤을 기다리는 사람의 절개는
그대 것인 가는 호흡을 호흡하는 것이라오
비 내리는 밤이면 귀를 기울이어
내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어 주오
영 멀어가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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