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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원의 눈 꽃 세상 2024. 2. 22.
눈꽃 세상을 즐기며 아침에 일어나자 창밖을 보니 나뭇가지 마다 설경으로 눈부시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집을 나섰다 평소에 눈이 내리면 가보리라 생각했던 한강의 미류나무를 생각하며 부지런히 달려갔는데 뜻밖의 한강의 하얀 세상이 눈부셔 절로 탄성이 나왔다 혼자라는게 참 아쉬운 마음으로 환상의 아름다운 설경을 만끽하며 한참을 기분좋은 아침 산책을 즐겼다 그리고 발길을 돌려 부지런히 월드컵 공원으로 갔다 도착하자 눈에 들어온 또 다른 아름다운 하얀 세상앞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서울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눈꽃을 보기가 쉽지않은데 친구들과의 약속시간이 가까워 마냥 더 즐기고 싶은 눈꽃 세상을 뒤로하고 친구들을 만나 점심을 함께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2024. 2. 22.
사랑하는 별 하나 사랑하는 별 하나 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날 씻어 길을 비추어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2024. 2. 20.
오렴 오렴 ​ 백창우 오렴 사는 일에 지쳐 자꾸 세상이 싫어질 때 모든 일 다 제쳐두고 내게 오렴 눈물이 많아지고 가슴이 추워질 때 그저 빈 몸으로 아무 때나 내게 오렴 ​네가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방 하나 마련해 놓고 널 위해 만든 노래들을 들려줄게 ​네가 일어날 때 아침이 시작되고 네가 누울 때 밤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너를 찾으렴 망가져 가는 너의 꿈을 다시 빛나게 하렴 2024. 1. 25.
부끄러움 부끄러움 趙炳華 인생을 다 산 이 끝자락에서 무슨 그리움이 또 남아 있겠는가만 이 외로움은 어디에 끼여 있는 사람의 때 이런가 참으로 오래도 살아오면서 모진 그리움, 모진 아쉬움, 모진 기다림, 그 사랑 만남과 헤어짐, 희로애락 겪은 내게 무슨 미진함이 또 있겠는가만 아직도 채 닦아내지 못한 이 외로움은 어디에 남아 있는 사람의 때 이런가 때때로, 혹은 시도때도 없이 스며드는 이 외로움 아, 이 끝자락에 이 부끄러움을 어찌하리. - 시집 남은 세월의 이삭 중에서 - 2024. 1. 24.
그 겨울의 시 그 겨울의 시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2024. 1. 14.
1월의 시 1월의 시 이해인 첫 눈 위에 첫 그리움으로 내가 써보는 네 이름 맑고 순한 눈빛의 새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기침하며 나를 내려다본다 자꾸 쌓이는 눈 속에 네 이름은 고이 묻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무수히 피어나는 눈꽃 속에 나 혼자 감당 못할 한방울의 피와 같은 아픔도 눈밭에 다 쏟아 놓고 가 부디 고운 저분홍 가슴의 새는 자꾸 나를 재촉하고 2024. 1. 12.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이기철 나는 이 세상을 스무 번 사랑하고 스무 번 미워했다 누군들 헌 옷이 된 생을 다림질하고 싶지 않은 사람 있으랴 유독 나한테만 칭얼대는 생 돌멩이는 더 작아지고 싶어서 몸을 구르고 새들은 나뭇잎의 건반을 두드리며 귀소 한다. 오늘도 나는 내가 데리고 가야 할 하루를 세수시키고 햇볕에 잘 말린 옷을 갈아입힌다. 어둠이 나무 그림자를 끌고 산 뒤로 사라질 때 저녁 밥 짓는 사람의 맨발이 아름답다. 개울물이 필통 여는 소리를 내면 갑자기 부엌들이 소란해진다 나는 저녁만큼 어두워져서는 안 된다. 남은 날 나는 또 한 번 세상을 미워할는지 아니면 어제보다 더 사랑할는지 2024. 1. 12.
눈 내린 강변의 아침 겨울 강가에서 안 도 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2024. 1. 10.
2023 아듀 내 안의 대설특보 김은식 ​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낯선 거리를 이유도 없이 펑펑 쏘다니었소 발자취는 끝 간 데 없이 내 흔적을 미행하듯 찍고 또 찍는 일상의 발자국들 ​오늘은 그만 따라오지 마라 혼자 걷고 싶은 날 이거늘 ​ 하늘은 온통 잿빛에 홀연한 나는 내 그림자마저 벗어두고 길을 나섰나니 해도 달도 눈을 감고 모르는 채 눈만 펑펑 내리는 날 ​그동안 함께 했던 이들과 못 다 했던 일들과도 작별을 고하리 ​ 오롯이 혼자이고 싶은 날은 이미 이별한 이들에겐 아득하게 더 멀어질 오늘을 용서해다오 ​지금은 하늘도 요량이 없고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흰 눈만 펑펑 내리는데 ​ 미로 같은 세상을 하얗게 덮은 한 치 앞도 분간 없는 눈보라 속에서 여직 방황하던 세상 보는 눈을 이제 다시 뜬들 뭣하리 ​ 나.. 2024. 1. 1.
눈 내리는 날 월드컵 공원에서 눈을 기다리며 권오범 늙어갈수록 철들 기미조차 없는 나의 주책 첫눈은 함박눈이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마른하늘 우러러 히죽거리는 것이 언제부턴가 나도 몰래 내 안에 소녀 마음이 자라고 있었나보다 눈 감고 잠 끌어당겨 구절양장 인생길 치쓸다 보니 강아지와 함께 찍었던 발자국이 고향 남새밭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어 미소 흘리며 엎치락 뒤치락하는 이불 속 서울은 낭이라더니 추억마저 되작이는 게 싫은걸까 한 사날 독하게 최대한 밤을 키워놓은 이정표 동지가 달력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 백설기 같은 숫눈길로 달려오는 햇귀로 하루를 열고 싶은 이 마음 아랑곳 없이 밤새 기척도 없이 내린 비에 세상이 온통 호졸근한 아침 2024. 1. 1.
눈 내린 아침의 아름다운 풍경 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새하얀 설경을 즐기고 싶어 집 가까운 부천 식물원을 찾았다 우리 동네보다 조금은 많이 내린 식물원의 아침 풍경은 눈 부시다 부드러운 햇살에 녹아 내리기 전 몇컷 찍고 돌아나오는 길엔 들어갈 때 보았던 눈부시던 아름다운.. 2023.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