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7940

작은 들꽃 작은 들꽃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내가 지금 짊어지고 있는 이 이승의 짐 중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 사랑이로구나 가장 소중한 짐이 사랑이로구나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로구나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나는 지금 이곳, 이 자리까지 눈에 보이는 짐은 버리고 왔건만 내려놓을 수 없는 짐 하나.. 2008. 4. 13.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리라 더러는 인생에도.. 2008. 4. 13.
너와 나는 너와 나는 詩 / 조병화 離別하기에 슬픈 時節은 이미 늦었다 모두가 어제와 같이 排列되는 時間 속에 나에게도 내일과 같은 그 날이 있을 것만 같이 그 날의 祈禱를 위하여 내 모든 사랑의 禮節을 정리하여야 한다 떼어버린 캘린더 속에 모닝 커피처럼 사랑은 가벼운 생리가 된다 너와 나의 대화엔 사랑.. 2008. 4. 10.
가을 가을 시 : 조병화 전투는 끝났다 이제 스스로 물러날 뿐이다 긴 그 어리석은 싸움에서 그 어리석음을 알고 서서히, 서서히, 돌아서는 이 허허로움 아, 얼마나 세상사 인간 관계처럼 부끄러운 나날이었던가 실로 살려고 기를 쓰는 것들을 보는 것처럼 애절한 일이 또 있으랴 가을이 접어들며 훤히 열리는.. 2008. 4. 9.
구름 구름 -조 병화 - 내가 네게 가까이 하지 않는 까닭은 내겐 네게 줄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네게서 멀어져가는 까닭은 내가 감내할 수 없는 것을 너무나 많이 너는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영 너를 잊고자 돌아서는 까닭은 말려들 아무런 관계도 없는 곳에서 어지러운 나를.. 2008. 4. 9.
사랑의 계절 사랑의 계절 - 조 병 화 - 해마다 꽃피는 계절이면 산에 들에 하늘에 사랑하고 싶은 마음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그 누구와 같이 집을 짓고 싶은 마음 그 누구와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어라 끝이 보이지 않는 세상 아물아물 헤아릴 수 없는 시간에 매달려 한동안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구름.. 2008. 4. 9.
주점 주점 - 조 병화 - 일체의 수속이 싫어 그럴 때마다 가슴을 뚫고드는 우울을 견디지 못해 주점에 기어들어 나를 마신다 나는 먼저 아버지가 된 일을 후회해 본다. 필요 이상의 예절을 지켜야 할 아무런 죄도 나에겐 없는데 살아간다는 것이 지극히 우울해진다 한때 이 거리가 화려한 화단으.. 2008. 4. 9.
칼칼한 동반 칼칼한 동반 - 조 병 화 - 좀 가라앉을 만하면 다시 불어닥치는 칼칼한 바람 한세월을 뜸할 사이없이 계속, 이렇게 모질게 가시길 바라는 것이 잘못이다. 뜬구름처럼 해와 달이 지나가고 밤이면 아름다운 별이 솟는 엄청난 이 천지에서 머지않아 어디론지 사라져 갈 미세한 생명하나 가난.. 2008. 4. 9.
서산나귀의 獨白 서산나귀의 獨白 - 조 병 화 - 얼마나 나는 네게 적응하려 했을까 긴 세월을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골몰하면서 얼마나 나는 네게 적응하려 했을까 비굴일 만큼 창피일 만큼 굴욕일 만큼 참으며, 견디며, 온힘 다하여 그 욕설을 풀며, 삭이며 얼마나 나는 상처진 가슴을 .. 2008. 4. 9.
향수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 2008. 4. 9.
봉숭아 봉숭아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입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속에 내가 네 꽃입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 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 2008. 4. 8.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 김동규, 조수미 눈을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 2008.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