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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991

사랑/김용택 사랑 -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어 몹시 괴로운 날들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 2008. 4. 2.
밤이슬 밤이슬 - 김용택- 나는 몰라라우 인자 나는 몰라라우 하얀, 하이얀 어깨에 달빛이 미끄러지고 서늘한 밤바람 한 줄기 젖은 이마를 지난다 저 멀리 풀잎에 이슬들이 반짝이는데 언제 어디로 갔다가 언제 어디서 돌아오는지 자욱한 풀벌레, 풀벌레 울음소리 아, 저기 저 산 달빛에 젖어 밤새가 우네 달을 .. 2008. 4. 2.
한 사람 한 사람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묻혀지고 잊혀진다 하더라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언젠가 내가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만나보고 싶은 까닭입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그대와의 사랑, 그 추억만은 고스란히 남겨두는 것은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 2008. 3. 28.
너를 기다리는 동안 - 너를 기다리는 동안 - 시: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 .. 2008. 3. 28.
세월이 가면 -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수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 2008. 3. 17.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시:이기철 나는 이 세상을 스무 번 사랑하고 스무 번 미워했다 누군들 헌 옷이 된 생을 다림질하고 싶지 않은 사람 있으랴 유독 나한테만 칭얼대는 생 돌멩이는 더 작아지고 싶어서 몸을 구르고 새들은 나뭇잎의 건반을 두드리며 귀소한다 오늘도 나는 내가 데리고 가야 할 하.. 2008. 3. 11.
뒤 늦게서야/이정하 《 뒤 늦게서야 》 - 이정하 - 가까이 있을 때는 몰랐습니다. 떠나고 난 뒤에야 난 그것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같은 꿈을 되풀이해서 꿀 수 없는 것처럼 사랑도 되풀이해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그대가 멀리 떠난 뒤였습니다. 나는 왜 항상 늦게 느끼는지요. 언제가 지난 뒤에 후회해 .. 2008. 1. 19.
너 없으므로 /오세영 《 너 없으므로 》 오세영 너 없으므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 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 홀로 있음은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 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만 흐르는 것 어이 바람과 꽃뿐이랴. 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 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 2008. 1. 19.
그리 먼 얘기도 아닌 듯한데 《 그리 먼 얘기도 아닌 듯한데 》                               오세영  그리 먼 얘기도 아닌 듯한데 당신 이름 석자 불러보면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많이 불러왔던 이름인데... 그리먼 얘기도 아닌 듯한데 당신 고운 얼굴 떠올리면 썰렁할 정도로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많이 보아왔던 얼굴인데... 그리 먼 얘기도 아는 듯한데 이제는 잊고 살 때가 되었나 봅니다 외로움이 넘칠 때마다 원해 왔던 일인데 힘들여 잊으려 했던 때보다 더 마음이 아파옵니다 그렇게 간절히 원해 왔던 일인데... 2008. 1. 19.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 2008. 1. 19.
그대라 부르고 싶은 사람 《그대라 부르고 싶은 사람 》 이 준 호 그대라 하겠습니다. 그저 당신을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작은 연민에도 또 작은 감동에도 비처럼 눈물을 쏟는 당신을 나는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빨려 들어갈 듯한 눈은 아니어도 선한 눈빛으로 말을 하는 사람, 어린아이의 해맑은 미소는 아니어도 사심 없는 웃.. 2008. 1. 19.
하루만의 위안 하루만의 위안 (慰安) 시: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2008.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