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긴글 짧은글 ♣2106 살구꽃 눈부신 동산에서 살구꽃이 필 때면 김정희 매년 이맘때 열여섯 살 그때처럼 연분홍 살구꽃 흐드러지게 피어 마음을 흔듭니다 그때도 지금도 꽃봉오리 벙그는 일이 왜 그리 설레고 좋을까요 몰래 간직한 연모의 마음 살구꽃처럼 방글방글 피던 때였으니 얼마나 가슴이 콩닥거렸겠어요 봄이 오고 살구꽃이 필 때면 지금도 열여섯 소녀처럼 설레는 일이란 봄날의 행복이지요 2022. 4. 10. 진달래 봄동산 2022. 4. 6. 혼자 울 수 있도록 혼자 울 수 있도록 -오래된 기도3 이문재 혼자 울 수 있도록 그 사람 혼자 울 수 있도록 멀리서 지켜보기로 한다 모른 척 다른 데 바라보기로 한다 혼자 울다 그칠 수 있도록 그 사람 혼자 울다 웃을 수도 있도록 나는 여기서 무심한 척 먼 하늘 올려다보기로 한다 혼자 울 때 억울하거나 초라해지지 않도록 때로 혼자 웃으며 교만하거나 배타적이지 않도록 저마다 혼자 울어도 지금 어디선가 울고 있을 누군가 어디선가 지금 울음 그쳤을 누군가 어디에선가 이쪽 하늘을 향해 홀로 서 있을 그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도록 그리하여 혼자 있음이 넓고 깊어질 수 있도록 짐짓 모른 척하고 곁에 있어주는 생각들 멀리서 보고 싶어하는 생각들이 서로서로 맑고 향기로운 힘이 될 수 있도록 2022. 4. 1. 안부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 했다 잘 있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 짧은 사랑시 중에서 - 2022. 3. 25. 사랑에 답함 사랑에 답합 나태주 예쁘지 않는 것을 예쁘게 보여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는 것을 좋게 생각해 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것이 아니라는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2022. 3. 23. 봄마중 2022. 3. 19. 비내리는 날의 추억 2022. 3. 14. 봄날의 기도 봄날의 기도 그대 기다린 뜻이 환한 봄으로 오시려나 지난 겨울 강 바람 이고 갈대밭에 불던 바람은 쓰라림이었어라 이 환한 봄날에 그대는 어느 별 아래 홀로 잠겨 있느냐 부질없는 생애가 저만치 가고 은혜로운 봄 날이 꽃으로 피는 밤 눈 감으면 홀로 있는 그대 마음도 저리 환한 봄 날에 흔들리고 있으리니 그대 마음 사랑으로 채우게 하소서 2022. 3. 11. 혼자서 혼자서 나태주 무리지어 피어있는 꽃보다 두셋이서 피어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셋이서 피어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2022. 3. 8. 지루함 지루함 조병화 기다림이 없는 인생은 지루할 거다 그 기다림이 너무나 먼 인생은 또한 지루할 거다 그 기다림이 오지 않는 인생은 더욱 더 지루할 거다 지루함을 이겨내는 인생을 살려면 항상 생생히 살아 있어야 한다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그 무엇을 스스로 찾고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산다는 걸 잠시도 잊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모습을 항상 보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3월이면 깊은 산속 아주 작은 꽃들이 봄소식을 전하는데 올해는 가뭄으로 좀 늦나보다 겨우네 움추린 것들 여기저기서 기지개 피는 소리 듣고싶은 날의 지루함을 견디며... 2022. 3. 8. 세월이 가는 소리 세월이 가는 소리 오광수 싱싱한 한 마리 고래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 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라는 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 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 것 없어 생이 가벼워질까 사랑에 못 박히는 것조차 바람결에 맡길 수 있을까 쉰 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 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 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2022. 3. 7. 봄처럼 니가 올까 봄처럼 니가 올까 빈 가지마다 초록 신호등 같은 새싹이 돋으면 너도 나에게로 건너올까 시린 등 토닥또닥 두드려 주며 그렇게 올까 언젠가 니 가슴에 비밀스레 끼워 둔 꽃잎 하나 저 혼자 마르는 꽃잎의 창백함을 너는 눈치 채지 못하지만 니가 연거푸 피던 담배 연기처럼 안개 속에 갇혀 버린 나를 너는 보지 못하지만 초록 신호등 같은 새싹이 돋으면 봄처럼 니가 올까..... 아득한 그 곳에서 나에게로 건너올까 - 최옥 - 2022. 2. 26.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1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