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조병화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 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바다에
아~ 아~ 이 바다에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앞산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나흘 닷새 엿새
여름 가고 가을 가고
나물 캐는 처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산에
아~ 아~ 이 산에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앞산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나흘 닷새 엿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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