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991

곁에 없어도 길을 다하여 먼 날 우리 서로 같이 있지 못해도 그 눈 나를 찾으면 그 속에 내가 있으리 목숨 다하여 먼 날 우리 서로 같이 있지 못해도 그 생각 나를 찾으면 그 속에 내가 있으리 -조병화님의 『 곁에 없어도 』중 에서 - 2014. 4. 22.
봄이 그냥 지나가요 봄이 그냥 지나가요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 데 꽃 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달보면 외.. 2014. 4. 21.
사랑...그 쓸쓸함에 대하여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못할 이별도 하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중에서 - 2014. 4. 9.
생의 노래 생의 노래 이 기철 움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 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를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 2014. 4. 3.
생을 배웅하다 생을 배웅하다 정낙추 아직도 눈물이 남아 있느냐고 바람이 묻는다 그렇다는 대답 대신 고개를 서쪽으로 돌린다 해가 저문 들판에서는 언 땅 풀리는 냄새가 풍기고 지난겨울에도 꺽이지 않은 마른 갈대가 비로소 허리를 접는다 하늘이 흐린 것은 눈물 탓 눈동자를 벗어나지 못한 메마른 .. 2014. 3. 28.
꽃 한송이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 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 김용택님의 꽃 한 송이 - 2014. 3. 27.
생명은 하나의 소리 생명은 하나의 소리 조병화 생명은 하나의 외로운 소리. 당신은 가난한 나에게 소리를 주시고 갈라진 나의 소리에 의미를 주시고 지구 먼 한 자리에 나의 자리를 주셨읍니다. 어차피 한동안 머물다 말 하늘과 별 아래 당신과 나의 회화의 의미를 잃어버리면 자리를 거두고 돌아가야 할 나.. 2014. 3. 23.
꽃을 위한 서시 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이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 2014. 3. 16.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 2014. 3. 16.
작은들꽃 작은 들꽃 조병화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내가 지금 짊어지고 있는 이승의 짐 중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 사랑이로구나 가장 소중한 짐이 사랑이로구나 내려 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로구나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나는 지금 이 곳 이 자리까지 눈에 보이는 짐은 버리고 왔건만 내려 놓.. 2014. 3. 11.
눈 오는 마을 눈 오는 마을 김용택 저녁 눈 오는 마을에 들어서 보았느냐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마을이 조용히 그 눈을 다 맞는 눈 오는 마을을 보았느냐 논과 밭과 세상에 난 길이란 길들이 마을에 들어서며 조용히 끝나고 내가 걸어온 길도 뒤돌아볼 것 없다 하얗게 눕는다 이제 아무것도 더는 소용.. 2014. 3. 9.
나는 잊고저 나는 잊고저 한용운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자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고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고 말고 생각도 말어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되고 끊임.. 2014.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