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991 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간다 허나 괴로움에 이어서 오는 기쁨을 나는 또한 기억하고 있나니 밤이여 오라 종은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있다 손과 손을 붙들고 마주 대하자 우리들의 팔 밑으로 미끄러운 물결이 영원한 눈길이 지나갈 때 밤이여 오라 종은 울.. 2008. 9. 17.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시 : 조 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 2008. 9. 5. 조병화 시 * 하루 하루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 하루 하루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를 떠나며 산다 너와 작별을 하며 산다 나를 버리면 산다 사람 마음은 누구나 스스로 스스로의 보이지 않는 줄에 매여 스스로의 운명을 살다가 스스로의 사그라진 운명 끝에서 그 멍에를 벗고 홀 홀 또다른 곳으로 떠.. 2008. 9. 4. 사 랑 ..... 원 태 연 사랑 원 태 연 사랑이란 멀리 있는 것 멀리 있어 안 보이는 것 그렇게 바라만 보다 고개 숙이면 그제서야 눈물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것 그래서 사랑은 더 사랑하는 사람의 것 상처 속에서만 살고 있는 것 2008. 8. 14.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 조병화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조병화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어려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을 늦춰서 기쁘리 이러다가 언젠가는 내가 먼저 떠나 .. 2008. 8. 12. 마 음 마 음 - 김광섭 -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나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 2008. 8. 11. 은방울 꽃 은방울 꽃 김승기 사는 일에 힘이 부쳐 내 몸 하나 세우기 버거울 때마다 너를 만나러 간다 산의 품에 안기어 이미 마음이 고요로운데 종소리로 다가오는 하얀 웃음이 가슴 속을 후려치는구나 그래 어떻니 찾아오는 길이 더 힘들었지 그렇게 사는거야 모든 세상살이 다를 게 없어 누군들 벗어버리고 싶.. 2008. 8. 9. 생의 노래 ..... 이기철 - 생의 노래 - 시 :이기철 움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 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 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를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것 다 녹.. 2008. 8. 9.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김 재진 별에서 소리가 난다 산 냄새 나는 숲속에서 또는 마음 젓는 물가에서 가만 밤을 맞이할 때 하늘에 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자작나무의 하얀 키가 하늘 향해 자라는 밤 가슴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겨울은 더 깊어 호수가 얼고 한숨짓는 소리, .. 2008. 8. 9. 사랑은 / 이승희 사랑은 / 이승희 스며드는 거라잖아. 나무뿌리로, 잎사귀로, 그리하여 기진맥진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마른 입맞춤. 그게 아니면 속으로만 꽃 피는 무화과처럼 당신 몸속에서 오래도록 저물어가는 일. 그것도 아니면 꽃잎 위에 새겨진 무늬를 따라 꽃잎의 아랫입술을 열고 온몸을 부드럽게 집어넣는 .. 2008. 8. 8. 코스모스 /윤동주 코스모스 시:윤동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뿐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겨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집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는 내 .. 2008. 8. 6. 별 헤는 밤 /윤동주 별 헤는 밤 시: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 2008. 8. 6. 이전 1 ··· 75 76 77 78 79 80 81 ··· 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