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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930

자화상/ 윤동주 자화상 시: 윤동주 산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2008. 7. 28.
산이 그립다셨다 산이 그립다셨다 김봉조 산이 그립다셨다 새들의 투명한 지저김이 고운숨결 뿜는 작디작은 생명들이 청아한 물줄기가 흐르고 포근한 바람을 등지고 있는 그런 산이 그립다셨다 산이 그립다셨다. 메마른 인정의 부디낌 말고 탁한 도시의 흐름 말고 연두빛 이파리의 나부낌 속에서 꽃과 벌의 나눔처럼 .. 2008. 7. 15.
梅花頌 -조지훈- 梅花頌 시 :조지훈 매화꽃 자 진 밤에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영창에 비취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멀리 보내고 빈 방에 내 홀로 눈을 감아라. 비단옷 감기듯이 사늘한 바람결에 떠도는 맑은 향기 암암한 옛 양자라 아리따운 사람이 다시 오는 듯 보내고 그리는 정도 싫지 않다 하여라. 2008. 6. 26.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시 :김승기 당신이 지나고 있네 풀잎을 밟으시면, 풀잎 소리로 대 밭을 밟으시면, 댓잎 소리로... 저기 당신이 지나고 있네 그 언젠가 당신이 나를 지나가실 때 으스러지게 당신을 껴안았더니 너무나도 어지럽던 그 밤 끝내 긴 울음으로 당신을 배워 당신이, 내 여름을 지나가시면 .. 2008. 6. 21.
기다림 기다림이 있다는건 시 ; 박 성 호 간이역에 가면 인생이 보인다 자랑하듯 스쳐가는 특급인생의 허무가 보이고 고달프게 쉬어가는 완행인생의 슬픔도 보인다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스치듯 달려갈 뿐 머물 데 없는 삶은 사라지는 기적처럼 허무하고 고달프게 쉬어가지만 짧은 만남일 뿐 긴 유랑의 삶은 .. 2008. 6. 20.
등 뒤에서 잠든 그대에게 - 뒤에서 잠든 그대에게 - 김현태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게 어찌 길 뿐이겠습니까.. 내 그대 향한 사랑도 그렇습니다.. 다 보여줄 수 없었기에 간혹 그대는 내 사랑을 의심했고 다 말할 수 없었기에 때로 그대는 내 부족함을 탓했습니다.. 하지만 그대여, 정녕 내 마음을 아시는지요.. 하늘을 가르는 바람 .. 2008. 6. 13.
내 앞에 내사랑이 슬프다 내 앞에 내사랑이 슬프다 시: 고은영 그로테스크한 너의 형상 앞에 나는 슬프다 너의 변질된 이기 앞에 천근 같은 탐욕이 슬프고 절망으로 돌아선 사랑이 슬프다 지킬 수 없는 사랑을 남발하다 언제고 그림자로 등 돌리는 너의 가볍고 섭섭한 에스프리 고귀한 중심 없이 아름다운 꽃은 피지 않으며 선.. 2008. 6. 12.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 이 외 수 -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 2008. 6. 12.
지금도 고향 개울에는 지금도 고향 개울에는...강혜기 꽃눈보다 더 작은 가슴이었을 때 저마다 밤새 꾸려온 이야기들 재잘재잘 띄워 보내던 개울에는 새벽이면 지금도 비단폭 물안개 펼쳐지고 있을까 친구 손바닥 위에서 투명한 하늘되어 눈이 부시던 차돌맹이 한 개 동그래한 그애 모습인듯 모래밭 어딘가에 .. 2008. 6. 7.
작은 들꽃 작은 들꽃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내가 지금 짊어지고 있는 이 이승의 짐 중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 사랑이로구나 가장 소중한 짐이 사랑이로구나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로구나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나는 지금 이곳, 이 자리까지 눈에 보이는 짐은 버리고 왔건만 내려놓을 수 없는 짐 하나.. 2008. 4. 13.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리라 더러는 인생에도.. 2008. 4. 13.
너와 나는 너와 나는 詩 / 조병화 離別하기에 슬픈 時節은 이미 늦었다 모두가 어제와 같이 排列되는 時間 속에 나에게도 내일과 같은 그 날이 있을 것만 같이 그 날의 祈禱를 위하여 내 모든 사랑의 禮節을 정리하여야 한다 떼어버린 캘린더 속에 모닝 커피처럼 사랑은 가벼운 생리가 된다 너와 나의 대화엔 사랑.. 2008.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