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991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 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2009. 4. 25.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 한용운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 2009. 4. 25. 돌아오는 길 .....노천명 돌아오는 길 노천명 차마 못 봐 돌아서 오며 듣는 기차 소리는 한나절 산골의 당나귀 울음보다 더 처량했다 포도 위에 소리 없이 밤안개가 어린다 마음 속엔 고삐 놓은 슬픔이 딩군다 먼- 한길에 걸음이 안 걸려 몸은 땅 속에 잦아들 것만 같구나 거리의 플라타너스도 눈물겨운 밤 일부러 육조(六曹)앞 .. 2009. 4. 25. 길 ..... 노천명 길 노천명 . 솔밭사이로 걸어 들어가자면 불빛이 흘러 나오는 고가가 보였다 거기 벌레우는 가을이 있었다 벌판에 눈덮인 달밤도 있었다 흰 나리꽃이 향을 토하는 저녁 손길이 흰 사람들은 꽃술을 따문 병풍의 사슴을 이야기 했다 솔밭 사이로 솔밭사이로 걸어 지금도 전설처럼 고가엔 불빛이 보이련.. 2009. 4. 25. 사월의 노래 ..... 노천명 사월의 노래 노천명 사월이 오면 사월이 오면은……. 향기로운 라일락이 우거지리 회색빛 우울을 걷어 버리고 가지 않으려나 나의 사람아 저 라일락 아래로―라일락 아래로 푸른 물 다담뿍 안고 사월이 오면 가냘픈 맥박에도 피가 더하리니 나의 사랑아 눈물을 걷자 청춘의 노래를, 사월의 정열을 드.. 2009. 4. 25. 별을 쳐다보며 ..... 노천명 별을 쳐다보며 시: 노천명 나무가 항시 하늘로 향하듯이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친구보다 좀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댓자 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댓자 또 미운 놈을 혼내 주어 본다는 일 그까짓 것이 다아 무엇입니까 술 한 잔만도 못한 대수롭잖은 일들입니다 발은 땅을 딛.. 2009. 4. 25. 즐거운 편지 ..... 황동규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메일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 .. 2009. 4. 21. 봄밤의 회상 ..... 이외수 봄밤의 회상 시: 이외수 밤새도록 신문지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내 생에 언제 한 번 꿀벌들 날개 짓 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 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본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풍경들은 언제.. 2009. 4. 16. 바람이 좋은 저녁 ..... 곽재구 바람이 좋은 저녁 곽 재구 내가 책을 읽는 동안 새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바람은 내 어깨 위에 자그만 그물 침대 하나를 매답니다 마침 내 곁을 지나가는 시간들이라면 누구든지 그 침대에서 푹 쉬어갈 수 있지요 그 중에 어린 시간 하나는 나와 함께 책을 읽다가 성급한 마음에 나보다도 먼저 책장을.. 2009. 4. 13.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참 좋은 당신 시: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 2009. 3. 30. 초상 ..... 조병화 초 상 조병화 내가 맨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땐 세상엔 아름다운 사람도 살고 있구나 생각하였지요 두번째 그대를 보았을 땐 사랑하고 싶어졌지요 번화한 거리에서 다시 내가 그대를 보았을 땐 남모르게 호사스런 고독을 느꼈지요 그리하여 마지막 내가 그대를 만났을 땐 아주 잊어 버리자고 슬퍼하며 .. 2009. 3. 28. 넌 .... 조병화 넌 조병화 넌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그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좋은 거다 지금 이곳에서 널 생각하고 있는 거리만큼 머릿속에서 먼 그 자리에서 좋은 거다 때론 연하게, 때론 짙게 아롱거리는 안개 밋밋한 자리 감돌며 밤낮을 나보다 한 발 앞자리 허허 떠 있는 그 '있음' 넌 그.. 2009. 3. 28. 이전 1 ··· 70 71 72 73 74 75 76 ··· 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