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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930

봄소식/유치환 봄소식 시: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김을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에 여운.. 2008. 8. 6.
행복(幸福) / 유치환 행복(幸福) 시: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 2008. 8. 6.
깃발 /유치환 깃발 시: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2008. 8. 6.
기도 /원태연 기도 그 사람 아마도 무엇하나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람 누구 하나 마음 기댈 곳 없는 사람일 겁니다. 그래서 그 사람 언제나 어느 순간에서나 이가 시린 외로움에 떨고 있는 사람일 겁니다. 그런 사람 내게 보내 주십시오 너무나 필요한 사람입니다. 하나는 해줄 줄 아는 사람 .. 2008. 8. 6.
그냥 좋은것 /원태연 그냥 좋은것 시:원 태연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 2008. 8. 6.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겨울 강가에서 어린 눈발들이,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 2008. 8. 6.
사랑 /안 도현 사랑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죄 짓는 일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나로 하여 그이가 눈물 짓지 않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두려움으로 스스로 가슴을 쥐어뜯지 않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여 내가 쓰러져 죽는 날에도 그이를 진정으로 사랑했었노라 말하지 않게 하소서 내 무덤에는 그리움만 소금처.. 2008. 8. 6.
가을 엽서 /안도현 가을 엽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2008. 8. 6.
그대를 위하여 /안도현 그대를 위하여 시 : 안도현 그대를 만난 엊그제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내 쓸쓸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개울물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던 까닭은 세상에 지은 죄가 많은 탓입니다. 그렇지만 마음 속 죄는 잊어버릴수록 깊이 스며들고 떠올릴수록 멀어져 간다는 것을 그대를 만나고 나서야 조슴씩 알 것 .. 2008. 8. 6.
겨울밤 /박용래 겨울밤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2008. 8. 6.
그랬다지요/김용택 그랬다지요 시: 김용택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2008. 8. 6.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김용택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작년에 피었던 꽃 올해도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 피어 새롭습니다 작년에 꽃 피었을 때 서럽더니 올해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이 피어나니 다시 또 서럽고 눈물 납니다 이렇게 거기 그 자리 피어나는 꽃 눈물로 서서 바라보는 것은 꽃피는 그 자리 거기 당신이 없기 때문입니.. 2008.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