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2004

코스모스 코스모스 윤동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뚜리 울음에도 수집어지고 코스모스 앞에선 나는 어렸을적 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오 2023. 10. 15.
코스모스 코스모스 오애숙 하늘빛 닮아 그리도 청순한가 어릴적엔 네모습 어찌나 가여웠던지 밤새 바람불면 콩닥콩닥 뛰던 가슴 이른아침 쓸어안고 철길로 달려가 보면 간밤의 모진고초 아랑 곳 하지 안고서 어찌 그리도 당당하게 해맑게 웃었는지 가끔 세상사 힘들때 아침이슬로 헹궈 웃는 너의 당당함 생각하네 2023. 10. 15.
가을 사랑 가을사랑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 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2023. 10. 14.
가을 안부 가을 안부 홍사성​ ​ 아침산보를 나갔더니 찬이슬이 발목을 적셨습니다 ​ 내내 푸르던 나뭇잎도 어느새 수굿수굿해졌습니다 ​ 지나간 여름날보다 다가올 겨울을 채비하는 계절 ​ 이 서늘한 오늘을 당신,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요 2023. 10. 10.
나리공원 풍경 2023. 10. 8.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김재진 당신 만나러 가느라 서둘렀던 적 있습니다 마음이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 도착하지 않은 당신을 기다린 적 있습니다 멀리서 온 편지 뜯듯 손가락 떨리고 걸어오는 사람들이 다 당신처럼 보여 여기예요, 여기예요, 손짓한 적 있습니다 차츰 어둠이 어깨 위로 쌓였지만 오리라 믿었던 당신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입니다 어차피 삶 또한 그런 것입니다 믿었던 사람이 오지 않듯 인생은 지킬 수 없는 약속 같을 뿐 사랑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실망 위로 또 다른 실망이 겹쳐지며 체념을 배웁니다 잦은 실망과 때늦은 후회 부서진 사랑 때문에 겪는 아픔 또한 아득해질 무렵 비로소 깨닫습니다 ! 왜 기다렸던 사람이 오지 않았는지 갈망하면서도 왜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는지 사랑은 기다림만큼 더디.. 2023. 8. 31.
그대 오늘은 어디를 서성이는가 그대 오늘은 어디를 서성이는가 백창우 그대 오늘은 또 어느 곳을 서성거리는가 꾸부정한 모습으로 세상 어느 곳을 기웃거리는가 늘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하는 그대 그대가 찾는 건 무엇인가 한낮에도 잠이 덜 깬 듯 무겁게 걸어가는 그대 뒷모습을 보면 그대는 참 쓸쓸한 사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들고 다니는 그대의 낡은 가방 속엔 뭐가 들었을까 소주 몇 잔 비운 새벽엔 무청이나 사람을 그리워하는 그대 가끔은 그대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다 그대 눈 속에 펼쳐진 하늘 그대 가슴속을 흐르는 강물 바람인가 그대는 이 세상을 지나는 바람인가 2023. 8. 31.
푸른 나무 1 푸른 나무 1 푸른 나무 1 김용택 ​ 막 잎 피어나는 푸른 나무 아래 지나면 왜 이렇게 그대가 보고 싶고 그리운지 작은 실가지에 바람이라도 불면 왜 이렇게 나는 그대에게 가 닿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지 생각에서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고 암만 그대 떠올려도 목이 마르는 이 푸르러지는 나무 아래 2023. 8. 15.
사랑하는 까닭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白髮)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微笑)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淚)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주검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2023. 7. 20.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 - 백창우 - ​ ​ 너는 무얼 하는지 이렇게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언젠가 네가 놓고 간 분홍 우산을 보며 너를 생각한다 조그만 가방 속에 늘 누군가의 시집 한 권을 넗고 다니던 너는 참 맑은 가슴을 가졌지 네가 살아가기엔 이 세상이 너무 우중충하고 너를 담아두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 몇 시쯤 되었을까 거리엔 하나 둘 등이 켜지고 비는 그치질 않고 ​ 너는 무얼 하는지 이렇게 하루 내내 비 오는 날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조동진의 '제비꽃'을 들으며 너를 생각한다 너를 처음 만난 그 겨울엔 눈이 무척이나 많이 내렸지 네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네가 꿈을 꾸기엔 이 세상이 너무 춥고 너를 노래하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 몇 시쯤 되었을까 수채화 같은 창.. 2023. 7. 17.
수국밭의 풍경 모처럼 동생과 조카와 함께 한 제주여행에서 2023. 7. 16.
안양천을 찾아서 지난해 안개꽃과 함께 화려하게 피여있던 안양천의 양귀비가 생각나서 이른 아침 찾은 안양천 올해는 유독 일찍이 피여난 꽃들 양귀비도 예외는 아니어서 피고지고 씨방이 맺혀있는게 더 많다 멀리서 안개꽃인줄 착각하고 부지런히 발길을 옮겨 가까이 가 보니 흐드러진 망초꽃이 가득하다 조금은 실망을 안고서... 2023.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