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130 1월의 시 1월의 시 이해인 첫 눈 위에 첫 그리움으로 내가 써보는 네 이름 맑고 순한 눈빛의 새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기침하며 나를 내려다본다 자꾸 쌓이는 눈 속에 네 이름은 고이 묻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무수히 피어나는 눈꽃 속에 나 혼자 감당 못할 한방울의 피와 같은 아픔도 눈밭에 다 쏟아 놓고 가 부디 고운 저분홍 가슴의 새는 자꾸 나를 재촉하고 2024. 1. 12.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이기철 나는 이 세상을 스무 번 사랑하고 스무 번 미워했다 누군들 헌 옷이 된 생을 다림질하고 싶지 않은 사람 있으랴 유독 나한테만 칭얼대는 생 돌멩이는 더 작아지고 싶어서 몸을 구르고 새들은 나뭇잎의 건반을 두드리며 귀소 한다. 오늘도 나는 내가 데리고 가야 할 하루를 세수시키고 햇볕에 잘 말린 옷을 갈아입힌다. 어둠이 나무 그림자를 끌고 산 뒤로 사라질 때 저녁 밥 짓는 사람의 맨발이 아름답다. 개울물이 필통 여는 소리를 내면 갑자기 부엌들이 소란해진다 나는 저녁만큼 어두워져서는 안 된다. 남은 날 나는 또 한 번 세상을 미워할는지 아니면 어제보다 더 사랑할는지 2024. 1. 12. 눈 내린 강변의 아침 겨울 강가에서 안 도 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2024. 1. 10. 2023 아듀 내 안의 대설특보 김은식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낯선 거리를 이유도 없이 펑펑 쏘다니었소 발자취는 끝 간 데 없이 내 흔적을 미행하듯 찍고 또 찍는 일상의 발자국들 오늘은 그만 따라오지 마라 혼자 걷고 싶은 날 이거늘 하늘은 온통 잿빛에 홀연한 나는 내 그림자마저 벗어두고 길을 나섰나니 해도 달도 눈을 감고 모르는 채 눈만 펑펑 내리는 날 그동안 함께 했던 이들과 못 다 했던 일들과도 작별을 고하리 오롯이 혼자이고 싶은 날은 이미 이별한 이들에겐 아득하게 더 멀어질 오늘을 용서해다오 지금은 하늘도 요량이 없고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흰 눈만 펑펑 내리는데 미로 같은 세상을 하얗게 덮은 한 치 앞도 분간 없는 눈보라 속에서 여직 방황하던 세상 보는 눈을 이제 다시 뜬들 뭣하리 나.. 2024. 1. 1. 눈 내리는 날 월드컵 공원에서 눈을 기다리며 권오범 늙어갈수록 철들 기미조차 없는 나의 주책 첫눈은 함박눈이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마른하늘 우러러 히죽거리는 것이 언제부턴가 나도 몰래 내 안에 소녀 마음이 자라고 있었나보다 눈 감고 잠 끌어당겨 구절양장 인생길 치쓸다 보니 강아지와 함께 찍었던 발자국이 고향 남새밭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어 미소 흘리며 엎치락 뒤치락하는 이불 속 서울은 낭이라더니 추억마저 되작이는 게 싫은걸까 한 사날 독하게 최대한 밤을 키워놓은 이정표 동지가 달력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 백설기 같은 숫눈길로 달려오는 햇귀로 하루를 열고 싶은 이 마음 아랑곳 없이 밤새 기척도 없이 내린 비에 세상이 온통 호졸근한 아침 2024. 1. 1. 눈 내린 아침의 아름다운 풍경 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새하얀 설경을 즐기고 싶어 집 가까운 부천 식물원을 찾았다 우리 동네보다 조금은 많이 내린 식물원의 아침 풍경은 눈 부시다 부드러운 햇살에 녹아 내리기 전 몇컷 찍고 돌아나오는 길엔 들어갈 때 보았던 눈부시던 아름다운.. 2023. 12. 24. 눈 꽃 눈꽃 박인걸 나무들 가지마다 몇번이나 눈꽃이 피고져도 봄은 올 기색이 없다 차갑게 피는 눈꽃은 세상을 물들일 뿐 생명을 움직이지 못 하고 눈꽃에 마음이 들뜬 자들은 잠시 후 실망을 내뱉고 향기없은 차가운 가루에 낭만은 녹아내릴 것이다 눈꽃은 꽃이 아니라 누군가 지어준 이름일 뿐 죽은 별들을 화장한 가루일지도 모른다 눈 내린 가슴마다 무덤이되고 꽃이 죽은 길 거리는 차들도 무서워 설설긴다 그래서 눈꽃이 내리는 날이면 세상은 숨을 죽이고 폭설 아니기를 기도하고 있다 2023. 12. 24. 눈 내리는 풍경 강추위가 풀리면 눈 내리는 풍경앞에 근심없이 서 있고 싶어지는 저녁 일요일 이브엔 눈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조심스럽게 눈내리는 길 위에 서 있고 싶어진다Peder B. Helland - O Come, All Ye Faithful 2023. 12. 22. Aloha 'Oe Haʻaheo ka ua i nā pali 하 아헤오 카 우아 이 나 팔리 장대한 비가 절벽을 휩쓸어 검은 구름 하늘을 가리고 Ke nihi aʻela i ka nahele 케 니히 아 엘라 이 카 나헬레 빗방울이 나무를 따라 흐르고 이별의 날은 왔도다 E hahai ana paha i ka liko 에 하하이 아나 파하 이 카 리코 꽃 봉오리에 흐르고 흘러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Pua ʻāhihi lehua o uka 푸아 아히히 레후아 오 우카 계곡에 핀 아히히 레후아꽃[2]에 맺힌다 서로 작별하여 떠나네 Aloha ʻoe, aloha ʻoe 알로하 오에 알로하 오에 그대여 안녕히 그대여 안녕히 알로하 오에 알로하 오에 E ke onaona noho i ka lipo 에 케 오나오나 노호 이 카 .. 2023. 12. 19. 가느다란 눈이 날리는데 늦은 시간 마트를 가려고 집을 나섯는데 서쪽하늘 끄트머리 나뭇가지에 초승이 걸려있다 곤두박질한 추위에 가느다란 눈발이 날리는데... 2023. 12. 16. 첫눈 오는 날의 시 첫눈 오는 날의 시 정연복 맘속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첫눈 지금 풍성히 내리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의 무한 허공 가득 눈송이 송이마다 가벼운 춤사위. 오늘은 나도 춤추듯 살아야겠다 삶의 염려와 욕심 따위 하얗게 잊고. 세상모르는 어린아이 처럼 백설의 순수한 마음 하나만 품고서. 눈 기다림 서봉석 눈 내리는 것 보자고 추워도 겨울을 기다린다 눈이 내리면 한 뼘씩 그늘 덜어내며 쌓이는 눈 속 뼛속까지 하얀 눈사람으로 우리도 둥글게 모여서 비록, 천당은 못갈 목숨이래도 이 세상 살고 있는 지금은 즐거워라 촛불 한 자루에도 은근해지는 사람들의 저녁 해 안뜬 날도 걱정 없이 하늘의 초청장처럼 무량하게도 내리는 눈 가로등 불빛에 멋들어 지면 정 든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크리스마스 카드가 보고 싶어서 추워도 겨.. 2023. 12. 14. 가을 전송 가을전송 공석진 가을을 전송합니다 화려함 남겨두고 빛 바랜 옛 추억을 나들 길로 보냅니다 고독을 만끽하세요 위태로운 정이 매달린 험한 비탈 위 정처 없는 낙엽으로 이별을 강요하신다면 수신을 거절하렵니다 발신자도 없는 이름뿐인 천사 언제든 떠나려는 배낭 짊어진 당신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양지바른 논둑에 누워 아릿하게 남아있는 바람꽃 향기를 추억하렵니다 2023. 12. 12.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6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