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와 긴글 짧은글 ♣2106

가을비 우산 속에서 가을비 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피었던 꽃들이 오늘 이울고 있습니다 2022. 11. 8.
그래도 살아가야 할 이유 그래도 살아가야 할 이유 슬픔을 뒤집어 보니 거기 기쁨이 있더군요 기쁨을 뒤집어 보니 거기 아픔이 있더군요 다시 아픔을 뒤집어 보니 거기 감사가 있더군요 이렇듯, 삶이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 생각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달리 보이기도 하지요 희망마저 잔인해 보일 때, 그래도 감사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그래도 살아가야 할 이유입니다 -홍수희의 생일을 맞은 그대에게 중에서- 2022. 11. 8.
가을 사랑 가을사랑 평보 은행잎에 시화를 적던 청춘이 있었습니다 가을은 훈훈한 아랫목 같았지요 참새들이 억세 사이로 바쁘게 날며 사랑을 이야기 하던 그때 였습니다 귀뚜라미 숫놈이 구애로 찌르르 찌르르 애원의 소리를 지르던 그때 였습니다 노란 떡갈나무 단풍속에서 다람쥐 부부가 사랑의 새끼에게 먹이를 주려고 바쁘게 움직이던 그때 였습니다 나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촛불 밑에서 편지를 썼습니다 낙엽이 타는데 따듯한 내 아랫목으로 들어오라고 2022. 11. 4.
소녀와 비누방을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서 코스모스 축제를 한다기에 딸과 함께 찾았다 꽤나 드넓은 강매공원 전체가 활짝핀 코스모스로 눈부시다 늦가을 한창 싱그롭게 피여있는 코스모스 하늘에 두둥실 흰구름이 피였더라면 더없이 멋진 풍경을 만났을 오늘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시간이 되면 다시한번 찾고싶어지는 강매공원 아빠랑 함께 비누방울을 날리는 소녀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순간 몇컷 눌렀는데 아쉽게도 잘 담겨진 모습이 별루없지만 소녀의 아빠한테 허락도 없이 올리는데 이 사진을 보실지 모르겠다 2022. 10. 30.
이슬 내린 아침 풀숲에 내린 작은 이슬방울이 가을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이 예뻐 렌즈에 담아본다 이슬방울들은 렌즈속에서 보케로 더욱 예쁘게 반짝인다 사진을 찍을때 렌즈속에 반짝이는 보케를 좋아하는 나는 시간을 잊고 보케속에 빠져든다 아침이슬이 내린 촉촉한 숲속길을 걷다보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속에 행복함을 느낀다 2022. 10. 29.
가을 가을 마종기 가벼워진다 바람이 가벼워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이곳에 ​열매들이 무겁게 무겁게 제 무게대로 엉겨서 땅에 떨어진다 ​ 오, 이와도 같이 사랑도, 미움도, 인생도, 제 나름대로 익어서 어디로인지 사라져간다. 2022. 10. 27.
가을 가을 김용택 ​ 가을입니다. 해질녁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녁 아랫녁 온 들녁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2022. 10. 20.
구절초꽃 구절초꽃 김용택 ​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너머 그너머 검은 산 넘어 서늘한 저녁달만 떠오릅니다 ​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2022. 10. 19.
서글픈 바람 서글픈 바람 원태연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삐그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차를 시켜 놓고 막연히 앞잔을 쳐다본다 ​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 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 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본다 2022. 10. 19.
고백 있는 그대로의 네가 참 좋아 그냥 너이기 때문에 좋은 거야 날 위해서 너 아닌 다른 무엇이 되려고 노력 하지마 그냥 지금의 네 모습이 좋은걸 - 좋은 글 중에서 - 2022. 10. 19.
지난 가을 날의 풍경 친구 원태연 시 김호중 노래 저 숲 그 향기로 우릴 감싸던 수줍은 우리 얘길 엿듣던 여전히 변하지 않은 그 곳 ​ 거친 이 세상 속에 주인공처럼 맑은 네 얼굴에 푸르르던 그 숲이 그곳이 매일 그리워 ​ 저 멀리 떠가는 그대여 바람 따라 만나리 지친 내 걸음도 눈물도 다 잊고서 시간을 건너 너의 곁에 내가 닿는다면 못다 한 꿈 너의 사랑 얘기마저 들려주오 ​ 두 눈 감으면 저 하늘이 담기듯 햇살에 온기가 전해지듯 잘 있다 괜찮다 말하는 듯해 ​ 그래 웃으며 너를 보내주리라 천 번을 혼잣말로 외쳐도 울리는 건 너를 찾는 메아리뿐 ​ 저 멀리 떠가는 그대여 바람 따라 만나리 지친 내 걸음도 눈물도 다 잊고서 시간을 건너 너의 곁에 내가 닿는다면 못다 한 꿈 너의 그 사랑 얘기 함께 나눌게 ​ 그날이 오면 텅 .. 2022. 10. 14.
나이 듦에 찬바람이 제법 서늘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초가을 하늘이 참 멋진 날 안성팜 랜드의 청초한 코스모스 가득 핀 꽃길을 걸었다 모처럼 조카와 함께... 세월이 참 빠르게도 흘러 내 나이를 생각하고 싶지않을 때가 있는데 그 세월의 흔적은 주름만 늘고 스스로도 놀랄만큼 많이 변해버린 요즘 보다 젊은 시절엔 별로 꾸지않던 꿈을 (아마도 기억으로는 거의 꾸지않던 ) 나이 듦에 자주 꾸는 것 같다 그제도 막내딸이 " 엄마 그제 무슨꿈을 꿨어~? " 기억이 없는데 엄마가 또 소릴 질렀니~? "평소보다 더 크게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도 없는 소릴 지르던데..??." 아~~~ 그랬구나~근데 엄만 전혀 꿈을 꾼 생각이 않나... 언젠가도 꿈을 꾸면서 내가 지르는 소리에 놀라 깬적이 있었다 나이 듦에 마음이 허해져 그런겐지.. 2022.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