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991 공존의 이유 공존의 이유 조병화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 2013. 7. 25. 마음 속 푸른 이름 마음속 푸른 이름 시: 이 기철 아직 이르구나 내 지상의 햇빛, 지상의 바람 녹슬었다고 슬퍼하는 것은, 아직 이르구나, 내 사람들의 마음 모두 잿빛이 되었다고 탄식하는 것은 수평으로 나는 흰 새의 날개에 내려앉는 저 모본단 같은 구름장과 우단 같은 바람 앞에 제 키를 세우는 상수리.. 2013. 7. 18. 사랑 사랑 조병화 사랑은 사랑하면 할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거 한없이 그리워 지는 그 그리움을 앓는 거 가까이 있어도 살며시 손을 만져도... 2013. 7. 17. 나비의 연가 수없는 들꽃에게 웃음을 가르치며 나는 조용히 타버릴 당신의 나비입니다. 부디 꿈꾸며 살게 해 주십시오 버려진 꽃들을 잊지않게 하십시오 들릴 듯 말 듯한 나의 숨결은 당신께 바쳐지는 無言의 기도 당신을 향한 맨 처음의 사랑 不忘의 나비 입니다, 나는 - 이해인님의 나비연가 중 - 2013. 7. 1. 봄비..... 고정희 봄비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 2013. 5. 28. 쓸쓸함이 따뜻함에게 그대 따뜻함에 내 쓸쓸함 기대거나 내 따뜻함에 그대 쓸쓸함 기대어 우리 삶의 둥지 따로 틀 필요 없다면 곤륜산 가는 길이 멀지 않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내 피가 너무 따뜻하여 그대 쓸쓸함 보이지 않는 날은 그대 쓸쓸함과 내 따뜻함이 물과 기름으로 외롭습니다 .. 2013. 3. 13. 사랑하면 사랑하면 조병화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서로 알게 된 것은 우연이라 할 수 없는 한 인연이려니 그러다가 이별이 오면 그만큼 서운해 지려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슬픔이 되려니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알게 되어 서로 사랑하게 되면 그것도 어쩔 수 없는 한 운명이라 여겨지려니 이러.. 2013. 3. 4. 노루귀 사랑 봄, 그대의 사랑은 어머니 가슴처럼 따듯하여 이루지 못 할 것이 없네 오늘도 나는 그대의 숨 소리에 귀 기울이다 노루귀 닮은 꽃이 되었네. - 가을 사랑의 노루귀 중에서 - 2013. 3. 2. 하늘에 쓰네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하늘에 쓰네 내 먼저 그대를 사랑함은 더 나중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내 나중까지 그대를 사랑함은 그대보다 더 먼저 즐거움의 싹을 땄기 때문이리니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 2013. 2. 9. 사랑은 사랑은 조병화 사랑은 아름다운 구름이 보이지 않는 바람 인간이 사는 곳에서 돈다 사랑은 소리나지 않는 목숨이며 보이지 않는 오열 떨어져 있는 것에서 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라는 마음 받아도 받아도 모자라는 목숨 사랑은 닿지 않는 구름이며 머물지 않는 바람 차지 않는 혼자 속.. 2013. 2. 7. 강가에서 강가에서 고정희 할 말이 차츰 없어지고 다시는 편지도 쓸 수 없는 날이 왔습니다 유유히 내 생을 가로질러 흐르는 유년의 푸른 풀밭 강둑에 나와 물이 흐르는 쪽으로 오매불망 그대에게 주고 싶은 마음 한쪽 뚝 떼어 가거라,가거라 실어 보내니 그 위에 홀연히 햇빛 부서지는 모습 그 위.. 2013. 1. 30. 북한강 기슭에서 북한강 기슭에서 고정희 위로받고 싶은 사람에게서 위로받지 못하고 돌아서는 사람들의 두 눈에서는 북한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로의 등을 기대고 싶은 사람에게서 등을 기대지 못하고 돌아서는 사람들의 두 눈에서도 북한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건너지 .. 2013. 1. 29. 이전 1 ··· 60 61 62 63 64 65 66 ··· 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