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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긴글 짧은글 ♣/시가 있는 풍경 991

겨울밤에 쓰는 편지 겨울밤에 쓰는 편지 허후남 그리움이 오래된 사람에게 편지를 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썼다가 지우고 썼다간 또 지우고 겹겹의 종이 위에 살비듬처럼 떨어져 쌓이는 회한 내 사랑은 어디쯤에서 서성이느라 한 줄의 단어로도 돌아오지 못하는걸까 그리운 이여 이름 한 번씩 부를 때 .. 2013. 1. 25.
겨울 사랑 겨울사랑.swf0.66MB 2013. 1. 23.
꿈꾸는 가을 노래 꿈꾸는 가을 노래 고정희 들녘에 고개 숙인 그대 생각 따다가 반가운 손님 밥을 짓고 코스모스 꽃길에 핀 그대 사랑 따다가 정다운 사람 술잔에 띄우니 아름다워라 아름다워라 늠연히 다가오는 가을 하늘 밑 시월의 선연한 햇빛으로 광내며 깊어진 우리 사랑 쟁쟁쟁 흘러가네 그윽한 산.. 2013. 1. 18.
강물 강물 천상병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2012. 12. 31.
소리없이 곰팡이가 자란다 소리없이 곰팡이가 자란다 박서영 검은 그림자를 펄럭이며 나는 간다 소리없이 바람이 들어 오는 창문 꼭꼭 닫으며 몸 안 어딘가에 곰팡이를 기르면서 그늘과 그늘로 이어진 길다란 길을 가는 것이다 몸속에서 곰팡이가 자란다 밥에 핀 푸르슴한 꽃 시간은 번식한다 추억이라는 허름한 .. 2012. 12. 29.
저 들에 저 들국 다 져불것소 저 들에 저 들국 다져불것소 김용택 날이면 날마다 내 맘은 그대 오실 저 들길에가 서 있었습니다. 이 꽃이피면 오실랑가 저 꽃이 피면 오실랑가 꽃 피고지고 저 들길에 해가뜨고 저 들길에서 해가졌지요 그대 어느 산 그늘에 붙잡힌 풀꽃같이 서 있는지 내 몸에 산그늘 내리면 당신이 더 .. 2012. 12. 15.
사랑이 올때 사랑이 올때 신현림 달은 찻잔 속에 떠 있고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같이 다가오리 황혼이 밤을 두려워 않듯 흐드러지게 장미가 필 땐 시드는 걸 생각지 않으리 술 마실 때 취하는 걸 염려않듯 사랑이 올 때 떠남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봄바람이 온몸 부풀려갈 때 세월가는 걸 아파하지 않으.. 2012. 12. 2.
생명은 하나의 소리 어차피 한동안 머물다 말 하늘과 별 아래 당신과 나의 회화에 의미를 잃어버리면 나는 자리를 거두고 돌아가야 할 나 당신과 나의 회화에 빛이 흐르는 동안 그늘진 지구 한자리 나의 자리엔 살아있는 의미와 시간이 있습니다 - 조병화의 생명은 하나의 소리 중에서 - 2012. 11. 14.
작은 들꽃 3 작은 들꽃 3 조 병화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너에게 끌려, 지나가는 길 멈추곤 한다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너에게 끌려, 지나가는 길 흔들리곤 한다 곱디고운 너의 모습 내 가슴에 가득히 배어들어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너에게 끌려, 지나가는 길 나른해지곤 한다 아, 이 .. 2012. 11. 6.
누이에게 누이에게 고은 이 세상 어디에는 부서지는 아픔도 있다 하니 너는 그러한 데를 따라가 보았느냐 물에는 물소리가 가듯 네가 자라 부끄러우며 울 때 나는 네 부끄러움 속에 있고 싶었네 세상에는 찾다 찾다 없어서 너를 만난다고 눈 멀으며 쏘아다녔네 늦봄, 날 것이야 다 돋아나고 무엇이.. 2012. 10. 18.
나비의 연가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처음부터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향해 날으는 한 마리 순한 나비인 것을 가볍게 춤추는 나에게도 슬픔의 노란 가루가 남몰래 묻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당신을 향한 맨 처음의 사랑 不忘의 나비 입니다, 나는 - 이해인의 나비의 연가 중 에서- 2012. 10. 6.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김용택 작년에 피었던 꽃 올해도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 피어 새롭습니다 작년에 꽃 피었을 때 서럽더니 올해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이 피어나니 다시 또 서럽고 눈물 납니다. 이렇게 거기 그 자리 피어나는 꽃 눈물로 서서 바라보는 것은 꽃 피는 그 자리 거기 .. 2012. 9. 21.